Maeil | “진실 말하는 작가는 정치 이야기할 수 밖에 없어”

최현재 기자
‘동조자’ 집필한 응우옌 작가
에세이 ‘두 얼굴의 남자’ 펴내
베트남 난민 가족사로 美 고발
“미국, 여전히 평등하지 않아”

“진실을 말하는 작가라면 정치를 이야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스스로를) 정치적인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베트남 난민 출신 이민자 2세인 베트남계 미국인 비엣 타인 응우옌 작가는 자전적 에세이 ‘두 얼굴의 남자’ 한국어 번역 출간을 기념해 4일 진행된 언론사 합동 인터뷰에서 자신의 문학적 위치를 이렇게 정의했다. 그는 “정의롭지 않은 것을 보았을 때 작가는 파악하고 볼 수 밖에 없다”며 “정치적이면서 좋은 문학을 만들기는 어렵지만, 나의 목표는 그것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출간된 에세이 ‘두 얼굴의 남자’는 1975년 남베트남 패망에 따라 난민 자격으로 미국에 오게된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담았다. 식민지배와 분단, 전쟁을 겪은 이민 1세대인 부모가 역사적 상처를 안고 차별에 고통받으며 2세대인 자신과 형을 키워낸 이야기다. ‘아메리칸 드림’ 속에 숨겨진 미국의 반이민 정서와 인종차별, 전쟁 책임 회피 등이 저자의 가족사에서 고스란히 노출된다. 디아스포라로서 겪은 일을 담아낸 책이 백인 위주의 서사와 사회 구조에 익숙한 미국을 정치적으로 고발하는 증거가 된 셈이다.

응우옌 작가는 “부모님은 식민지배와 기근, 전쟁, 난민 생활을 겪으며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았다. 한국인의 인생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며 “내 인생보다는 부모님의 삶에 대해 써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응우옌 작가는 이번 에세이를 집필할 때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한 한국계 미국인 차학경 작가의 소설 ‘딕테’를 참고했다고 언급했다. 기억이 군데군데 휘발돼 있는 디아스포라의 파편적인 삶을 표현하는데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차 작가는 한국전쟁 중에 부산에서 태어나 1962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한 바 있다. 그는 “한국에서 일어났던 식민지배, 한국전쟁이 그 책 안에 드러났다”며 “내가 파편적인 글을 쓰면서 이 작품을 완전히 이해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베트남 전쟁을 다룬 자신의 소설 ‘동조자’를 각색해 HBO드라마로 제작한 박찬욱 감독과의 인연도 언급했다. 그는 “동조자를 쓸 때 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 영향을 많이 받았다”라며 “동조자’를 드라마로 각색할 때 프로듀서가 ‘어떤 감독을 생각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바로 박찬욱 감독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전쟁과 제국주의라는 (양국간) 공통 역사가 있었다. 역사를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해서 박찬욱 감독을 선택했다”고 부연했다.

에세이 ‘두 얼굴의 남자’를 출간한 비엣 타인 응우옌 작가. [민음사]
에세이 ‘두 얼굴의 남자’를 출간한 비엣 타인 응우옌 작가. [민음사]
자전적 에세이 ‘두얼굴의 남자’를 출간한 비엣 타인 응우옌 작가. [민음사]
자전적 에세이 ‘두얼굴의 남자’를 출간한 비엣 타인 응우옌 작가. [민음사]

Share

guest

0 Comments
Newest
Oldest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

More Intervi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