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처상 베트남계 美소설가 응우옌
자전적 에세이 ‘두 얼굴의 남자’ 펴내
“마치 호러 영화 후속편을 보는 것 같습니다. 인종차별, 탐욕, 천박함, 나르시시즘…. 트럼프는 미국 문화 최악의 면면을 다 갖고 있어요.”

베트남계 미국 소설가 비엣 타인 응우옌(54)이 트럼프 정부를 향해 신랄한 비판을 퍼부었다. 태평양 건너 한국 기자들을 줌으로 만나 국내 출간된 자전적 에세이 ‘두 얼굴의 남자’(민음사) 이야기를 하면서다. 트럼프 1기에 집필, 바이든 정부 때 미국서 출간된 이 책은 아이러니하게도 트럼프 2기 들어 한국 독자들을 만나게 됐다. 응우옌은 첫 장편소설 ‘동조자’(2015)로 2016년 퓰리처상을 받았다. 이 소설은 지난해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HBO 드라마로 제작됐다. 현재 미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서 영문학과 소수 민족학을 가르치고 있다.
작가는 ‘다양성(diversity)’이란 가치가 흔들리는 오늘날 미국 사회에 대해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반(反)이민 정책에 대해 “미국 사회의 근간을 공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응우옌의 인생 궤적을 따라가면 그의 분노를 이해할 수 있다. 1975년 그의 가족이 미국으로 건너가며 ‘디아스포라’의 삶이 시작됐다. ‘아메리칸 드림’을 품고 미국 땅을 밟은 이민 1세대 부모. 교육을 통해 계급 상승을 꿈꾼 이민 2세대인 형과 자신. 책은 응우옌 일가의 내밀한 이야기를 풀어 낸다. ‘두 얼굴’은 떠나온 고향과 새로운 고향 사이에 낀 존재를 상징한다. 그의 첫 소설도 베트남 전쟁 시기 남·북 사이에 낀 이중간첩이 주인공이란 점에서 ‘정체성’은 그의 생래적(生來的) 주제인지도 모른다.
그는 “난민의 삶도, 미국인이 된 것도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적응해서 살기를 강요받은 것”이라고 했다. 각국의 이민자를 사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미국 문화는 ‘멜팅포트(인종의 용광로)’으로 거듭난다. 응우옌은 “디아스포라는 역사적 폐허 속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 이것이 디아스포라의 고통이자 아름다움”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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